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어요

 

PROLOG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심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침대에 누워 쉬면서도 스스로를 다그치고,
내일을 위해 자야 하지만,
도저히 핸드폰을 놓지 못해 잠들 수가 없어요.

이런 내가 정말 한심한 걸까요?

 

 

우리, 참 눈에 보이는 거에 많이 기대죠.
사진으로, 숫자로, 결과로… 딱 보여야 마음이 놓이니까요.
그래서 때로는 “이게 맞는 건가?” 싶어도
아무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괜히 조급해지고,
내가 가만히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근데 있잖아요,
가끔 어릴 때 아무렇게나 심어둔 씨앗이
잊고 지낸 사이에 싹을 틔운 걸 본 적 있나요?
우린 의식하지 못해도, 뭔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눈에 잘 안 보일 뿐이죠.

 

나도 한동안 그런 시간들을 보냈어요.
몸이 아픈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를 누워만 보낸 날들,
그게 나약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회복을 위한 시간이었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는 그런 걸 몰랐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지내는 것 같고,
SNS를 보면 다들 무언가 해내고 있는 것 같고…
난 왜 이렇게 제자리인 건지,
왜 나는 안 되는 건지,
그런 생각에 자꾸만 나를 탓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말이에요,
사실 그 시간에도 나는 나름대로 애쓰고 있었어요.
잠에서 일어나고, 밥 한 끼 먹고,
조금씩 나가보고, 다시 눕고,
그러다 또 일어나고…
아무도 몰라도, 나만은 알아줘야 했던 작은 움직임들이죠.

 

마음의 변화는 눈에 잘 안 보여요.
그래서 더 헷갈리고, 불안하죠.
근데 그게 안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
조용히, 느리게, 계속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누워 있었어도, 울었어도,
그 안에 분명 어떤 씨앗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혹시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면,
오늘은 그런 나를 한 번 칭찬해보면 어떨까요?
"어제와 같아 보여도, 나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
그 한마디로도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질 수 있어요.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린, 조금씩 자라고 있어요.
그걸 내가 알아보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